좌흑묘 우백묘론

전통적인 선악론에 의하면 선은 악을 부정하고 박멸하여 이기는 것이다.

지나족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은 획기적인 것이다. 고양이를 잡는 과제가 있고 흰고양이와 검은고양이가 수단으로 주어질 때 등소평은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를 잘잡는 고양이가 선이라는 것이다.

등소평은 이 논리로 새로운 중국을 만들었다.등소평의 방법론은 대단히 파격적이지만 그 바탕에 깔려있는 철학적배경은 이미 효력이 다한 위험하고도 진부하기 짝이 없는 부정성의 변증법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것은 아니다.

  우리 한겨레는 주어진 똑같은 과제와 수단에 대해 등소평과는 전혀 다른 방법론을 사용한다. 한겨레는 주어진 흰고양이와 검은고양이를 대립시켜 그 중 하나를 진선미이며 다른 하나를 거짓이며 악이며 추함이라고 설정하여 부정하고 박멸하지 않는다. 

대신 쥐를 잘잡던 못잡던 흰고양이와 검은고양이 두 마리를 모두 사용하여 쥐를 잡는다. 즉 검은 고양이를 왼쪽에 세우고 흰고양이를 오른쪽에 세우는 것이다. 이른바 좌흑묘 우백묘론이다

한겨레는 주어진 조건을 100% 긍정적으로 활용하여 주어진 조건에서 이루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낸다. 이것이  한철학의 긍정성의 변증법이다.

우리 한겨레는 이 한철학의 긍정성의 변증법으로 모두가 자멸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모든 대립과 갈등과 전쟁의 부정성을 모두가 더불어 사는 대화와 타협과 통일의 긍정성으로 이끈다.

그리고 나아가 부정성의 변증법으로 파탄에 빠진 세계를 긍정성의 변증법으로 생명력이 가득한 새로운 세계로 다시 창조한다.

<출처: 최동환 지음,한철학1  생명이냐 자살이냐 304-307쪽,지혜의 나무 2004 >